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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 3일 토요일

[Travel-post] 1박 2일간의 하파란다 in 스웨덴 (D+47, 2018.2.2.)


오늘 우리는 이케아의 본 고장 스웨덴으로 이동한다.
핀란드 로바니에미에서 급하게 노르웨이 행으로 경로를 변경하고 노르웨이의 북쪽으로 가기 위해 스웨덴을 가로지르기로 했다.


그래서 우리는 노바니에미에서 케미가 있는 남쪽으로 내려가야했다.
노바니에미는 꽤나 북쪽에 있는데 북쪽은 산으로 둘러져있어 옆 도시나 나라로 이동하기 위한 대중교통이나 일반 차량이 현저히 적기때문에 스웨덴에 가기도 쉽고 그나마 큰 마을인 케미로 이동한 후에 노르웨이 북쪽으로 올라갈 계획이다.


늘 하던데로 히치하이킹을 시도했으나 영하 17도에서 2시간을 있으니 죽을 맛이었다.
내 입김이 가는 머리카락이 하얗게 서린지는 한시간도 채 되지 않았을 때 부터 였는데 이 차운 얼음이 뺨에 가까이 있어 볼도 따가웠다.

집에서 출발하기 전에 날씨를 봤던 터라 추울 것을 예상하고 UK이 핫팩을 줬었는데, '이렇게 추우니 차를 빨리 잡겠지'하고 가볍게 생각한 나는 2시간을 벌벌떨다 거의 울면서 UK에게 가자고 했고, 걱정이 가득담긴 잔소리를 한참들어야했다.


매정한 날씨와 달리 무지개까지 예쁘게 폈다. 


정말 다행인 건, 이 날 핀란드 케미 바로 옆에 있는 스웨덴 하파란다로 가는 버스가 있다는 것이었고 (겨울이라 그런지 이동하는 버스가 거의 없었다.)


좀 속상한 건 표가 굉장히 비싸다는 거였다.


밖에서 벌벌 떨다 탄 버스, 따뜻하게 너무 좋았는데 우리는 왜이렇게 꾀죄죄하지.





노바니에미에서 출발 한 버스는 케미를 지나 스웨덴의 하파란다에 도착했다.


스웨덴은 핀란드보다 한 시간 빨라 우리는 또 한 시간 벌었다.


겨울의 북유럽은 어딜가든 항상 이렇게 새하얀 세상이다. 
하파란다도 그렇게 크지 않은 도시여서 버스에서 내려 걸어 숙소로 갔는데, 눈이 많은 평지에서는 사람들이 썰매같이 생긴 것들을 종종타고 갔는데 너무 부러웠다. (UK은 재밌어 보여서 부러워했었고 나는 무거운 짐을 얹어 이동시킬 수 있는 게 부러웠다.)



숙소에 너무 일찍 도착해 문이 닫혀있었다. 간도 큰 우리는 숙소 입구 옆 구석에 배낭을 나름 숨겨 놓고 버스타고 오다 본 이케아 매장으로 향했다.

이케아를 가는 도중 하파란다 마을을 구경할 수 있었는데 마을이 작아 구경이 금방이었다. 물론, 조금 더 멀리 나가면 체험할 수 있는 여러 것들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여름이 더 좋을 듯 하다. (겨울 체험장도 꽤 있지만 우린 이미 아침부터 많이 떨었던 지라.)

UK의 팁 : 이케아 매장에는 매우 저렴한 가격의 식사가 제공되는 레스토랑이 있는데, 매장 고객들을 위함이라고 한다. 호주에서 워킹할 때 많이 갔었다고 한다.


+ 우리가 이케아에 도착했을 때는 2018년 2월 1일로 이케아 창업자 잉바르 캄프라드(Ingvar Kamprad)가 91세로 별세한지 5일째 되던 날이었다. (그는 2018년 1월 27일에 별세했다.)


이케아 식당으로 가기까지는 동선이 조금 꼬여있었다. 아무래도 가구 상점이니 각 종 전시방을 지나쳐야 식당이 나오도록 동선이 짜여져있었고, 식당을 찾는 길에 많은 가구들을 지나쳐야 했다. (전시방을 나누는 벽에는 곳곳에 IKEA로고가 적힌 종이 줄자와 작은 연필이 있는데 무료로 원하는 만큼 가져갈 수 있다. 내가 5개나 챙기자 UK이 또 걱정의 잔소리를 한다.)

가장 싼 음식을 시킨다는 것이 키즈밀을 선택해버렸고, 우리가 성인이라고 키즈밀을 성인기준으로 바꿔주셨다. 스웨덴어로 뭐라하셨었는데 그게 바꾸준다는 말이었던가보다. 덕분에 비싼 값을 치루고 저녁을 먹었다. (어린이 그림이 있는 음식을 시킬 때는 꼭 확인을 하자.)

+사진의 왼쪽에 있는 빵은 카니알불레(kanelbulle)라고 하는 피카용 빵 중 하난데, 밀도가 조금 높고 시나몬과 설탕입자가 씹혀 아메리카노와 같이 먹으면 더 맛있을 것 같았다. (커피마시는 문화를 피카라 부른다. 커피마시는 시간이 근무시간 사이도 있거니와 우리나라 회식처럼 일을 마치고 친목도모용으로도 자주 챙긴다고 한다.)


늦은 점심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 세븐일레븐을 외국에서 보니 신기해서 한 장.
아직도 이런게 신기한 여행자다.


야호. 숙소 문이 열려있다. 


우리 돈을 내고 머무는 두 번째 숙소다.
제일 저렴한 곳으로 골랐기 때문에 별 기대 없이 갔었는데 너무 좋아서 감탄하느라 사진도 별로 못 찍었다. 세탁기계와 드라이기계가 모두 무료에 주방이 굉장히 청결히 잘 관리되어 있어 1박 2일밖에 못 머문다는 게 아쉬울 정도 였다.



저녁으로 카레를 만들어 먹고 스웨덴 과자를 사먹었다. 점심때 먹었던 카니알불레(kanelbulle)라는 빵과 같이 피카용 디저트 중 하난데 담수가레(Dammsugare)라는 이름을 가졌고 그 뜻은 진공 청소라고 한다. 그 이유가 먹다 남긴 음식찌거기들을 모아서 활용한 기원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 오예스를 초코파이똥처럼 만들어 먹는 맛이다. (초코파이 똥 알면 옛날사람인가?)


난 역시 햇볕이 좋다. 햇살 밭은 아침식탁은 화사했다.
숙소에서 무료로 제공해주는 시리얼과 커피 그리고 도시락과 아침을 위해 샀던 빵+치즈+햄과 함께하니 든든하다.


마트에서 오렌지도 하나샀는데 충격이었다. 레드오렌지라니, 한국에도 있는진 모르겠지만 난 이 날 처음봤다. 처음엔 까다가 찍혔는지 내 손에 묻어 있었고 내 손가락에서 피가 나고 있는 줄 알았었다. (맛은 똑같았다. 그런데 괜히 빨가니까 더 맛있는 기분이었다. 빨간색은 항상 입맛을 돋구는 것 같다. 가령, 떡볶이라던지.. 떡볶이라던지.. 떡볶이 같은 것 말이다.)


1박 2일의 시간은 그곳이 어디든 아쉽다.

이케아 안녕, 하파란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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