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 list

2018년 1월 9일 화요일

[Travel-post] 4박 5일간의 모스크바 (D+19)


2018년 1월 1일.
우리는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4시 반이라는 이른 시간이 도착해 우선 역에 있는 와이파이를 잡고 호스트에게 연락을 할까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와이파이가 잡히자 마자 그가 먼저 연락해왔다.
'난 아직 깨어있어'



그는 연말에 있던 파티를 계속 이어가고 있었고, 이동수단을 걱정하던 우리에게 친절하게도 택시를 타고 갈테니 기다리라 해주었다.
택시에서 내린 모스크바의 새로운 호스트는 한 손엔 마시던 맥주를 들고 우릴 반갑게 맞아줬다.


집은 생각보다 크고 우리의 공간은 호스트 방과 분리되어 있었다. 게다가 이렇게 이쁜 주방 옆이라 생활하기에 굉장히 편하고 좋았다.


다행히 횡단열차에서 푹 잔 우리는 바로 나가 모스크바를 구경할까했는데, 길가엔 곳곳에 파티의 흔적들이 남아있었다.
(이것 마저 예뻤지만, 보면서 '아휴, 저걸 또 어떻게 다 치운데.' 라는 생각이 먼저였다.)


모스크바는 메트로가 굉장히 잘 되어 있다. 그래서 버스나 트램보다 메트로를 애용하게 되는데 '에지느이'라는 메트로 티켓을 사야한다.
이 티켓은 횟수에 따라 사거나 일수에 따라 살 수 있는데, 우리는 3일 무제한과 2회권, 1회권을 각각 구매하여 5일 동안 사용했다.
그런데 사실 굳이 무제한을 구매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도심에 볼거리들이 거의 다 모여있어 걸어다녔다.)



티켓을 사고 처음 마주한 러시아의 메트로. 5일간 봐왔던 곳이지만 매 역이 다른 분위기로 예뻐서 내리고 탈 때마다 감탄이 필요했다. 
(러시아의 대부분의 메트로는 규모가 굉장하고 깨끗하다. 그리고 매 역에는 많은 직원분들이 계신다. 사실 우리는 무재한을 하나 끊어 둘이 쓸까 했지만, 경찰과 많은 직원분들 덕에 양심을 지켰다.)


메트로는 메인 홀과 차량 진입부로 공간이 나뉘는데 단순한 기둥이 아닌 벽으로 구획이 되어 있는 곳이 많다. 그래서 인지, 차량에서 내려 홀로 나갈 때와 홀에 있다 차를 타기 위해 들어갈 때의 느낌이 조금 다르다. 게다가 차를 타는 곳에 아늑해져 더 좋았다.
(하지만 분위기에 녹아 있으면 안된다. 차량의 문은 엄청 강하고 단호하게 닫히고 차량 속도도 어마어마 하다. 이때 손잡이를 잡고 있지 않으면 부끄러운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모스크바에 도착한 첫 날 부터 둘은 흥분상태였다.
흥이 많은 호스트와 아늑한 그의 집, 게다가 블라디나 이르쿠츠크에 비해 엄청 따뜻해 눈이 없는 러시아. 처음 접한 러시아의 메트로까지.

그래서 도심에서도 조금 거리가 있는 이즈 마일 롭 스키시장을 구경하기 위해 이동을 했는데, 우리가 간 날은 시장이 여는 날이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나오신 분들이 꾀나 있어 다행이었다.


시장이라고 알고 들어갔지만 안은 테마파크 같았다. 운영하는 곳은 없었지만 박물관, 상가, 인포메이션도 있었고 사진 찍는 관광객이 많았다. 놀라운 건 건물들 크기였다. 자세히 이야기 하자면 그 큰 건물을 만든 나무의 크기에 놀랐다. 엄청난 지름을 가진 큰 나무가 곧고 길어 왠만한 간격으론 사진에 다 나오지도 않았다.


테마파크를 한 바퀴 둘러보고 바로 옆 시장터로 갔다. 다행이 몇몇 상점이 열려 있어 분위기를 느껴 볼 수 있었는데, 가격대도 싸고 다양한 물건들이 많아 구매욕이 오르는 곳이었다.

이즈 마일 롭스키 시장에는 맛있어 보이는 식당들이 많다. 하지만 관광지 다 보니 가격이 좀 있어서 우린 매장아줌마 아저씨가 사드시는 길거리 좌판의 빵을 사먹었다.
파시는 분이 직접 만든 빵이라는데 속이 달고 맛있었다. 특히나 따뜻해서 더 좋았다.



이제 중심지 근처의 아르바트 거리로 이동.
(이때까지만 해도 우리는 아르바트 거리가 구거리, 신거리로 나눠져 있는지 몰랐다.)

이동할 때도 메트로를 이용했는데 중간 환승역에 있는 조각상과 사진도 찍으며 이동했다. 역이 얼마나 크면 이런 조각상도 있단 말인가. 감탄에 또 감탄.



모스크바는 지금 신년축제 중이다.
아르바트 거리 진입부에서 부터 조명조형물들이 많이 세워져있었는데, 밤이 되면 구경할 거리가 더 많다. 사람들도 더 많다. 아니 매우 많다.


거리에 가다 보면 이렇게 소 조형물을 간간히 볼 수 있다.
그냥 귀여워서 사진을 찍었는데, 우리 뒤를 따라오던 관광객들도 사진을 찍더라.
알고 보니 '무무'라는 식당 마스코트였다. (게다가 이 식당은 프렌차이즈다.)



구 아르바트 거리에는 골목 한 켠에 빅토르 초이를 기리는 벽화가 있는데 그래피티를 해둔 벽면이 길게 늘어져 있다. 그냥 볼 때보다 사진을 찍었을 때 더 예쁜 것 같다. 색깡패벽. 


우리는 아르바트 거리에서 엽서를 좀 사고 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엽서를 사려면 어느나라를 가든 서점에서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가격차이가 조금 있다.


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 근처 메트로 역 역시 새해를 반기는 조형물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아르바트 거리에서 이 곳 까지 걸어왔다.
가깝기도 하고 거리가 너무 예쁜 탓이다.


이곳 역시 너무 크고 예뻐서 카메라에 다 담을 수가 없었다. (거짓말, 곰손이 문제)
그리고 실내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사진이 하나밖에 없다.
구경을 마치고 나올 때 해가 지고 조명이 예뻤지만 너무 추워 손을 꺼내기 조차 싫었었다.

+ 이 성당은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한 곳에 있다. 1층 구경이 끝나면 꼭 지하로 한 번 내려가 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모스크바의 첫 날 부터 부지런히 보냈다.
호스트 집 바로 앞도 역시, 여긴 모스크바다.


둘째날 아침이다. 
UK이 이렇게 먹는게 좋다길래 한국가면 아침에 이렇게 먹자니까 '왜?' 란다.
실패다.


메트로로 이동하는 건 너무 즐겁다.
박물관을 이동하는 기분이랄까.


붉은 광장에서 조금 먼 역에서 하차하여 거리를 좀 구경하다 점심을 먹기로 했다.
그런데 지금 모스크바는 새해축제 중.
온 거리에 조명과 행사장으로 굉장이 큰 파티의 장이 열려있었다.


제일 큰 거리 중간중간에 이런 무대가 몇개나 있다.
각 무대별 성격이 달랐는데 악기연주나 뮤지컬 공연, 춤을 선보이는 등 다양한 무대들을 볼 수 있다.



꽤나 이른 시간인데도 사람들이 많았다.
모스크바에서 새해축제 기간 동안 많은 일자리들이 긴 휴가를 준다고 한다.
우리 호스트는 거의 열흘 동안 휴가 기간이라고 말했다. 너무 부러웠다. 


새해 모자도 받고, 말도 타고.
우리 한 살 더 먹었다.
(여기 외국이니까 생일때까진 아직인가?)



추운 날씨에도 축제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행사장에서 수고를 해주시는데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엄청 많고 다양해서 좋았었다.




드라마 촬영지 처럼 한 면이 오픈되어 있는 스튜디오 같은 곳들도 있는데, 여기서는 모스크바의 전통적인 가공법(?) 같은 것을 재현하고 있다.
짚으로 만든 인형, 실로 예쁜 문양의 천을 짜는 일, 목수, 유리가공, 대장장의 모습까지.
다양한 일들을 재현하고 있는데 처음 보는 아이들도, 기억을 더듬는 어르신분들까지 다들 많은 흥미를 가지고 지켜봤다.


이 날 점심엔 약속이 하나 있었다.
바로 사진 속의 귀인 '레베카'다.
그녀는 우리가 3년 전 쯤 네팔에서 만났던 분인데 네팔에서도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다 한국에서 보자고 헤어졌던 분이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모스크바에서 만나게 되었다.
그 동안의 시간동안에는 연락만 주고 받았었지 만난 적이 없다.

그래서 우린 만나서 서로 웃을 수 밖에 없었다.
그 작은 한국에서도 한 번 못 보다가 해외만 나가면 만날 수 있으니. 다음엔 어느 나라냐며.

(모스크바에서 만나기 위해 한 몇 번의 연락이 굉장히 웃겼다.
인스타에 올린 나의 사진 몇 장에, 레베카가 카톡을 보냈다.
'횡단열차 탔다면서요, 모스크바는 언제와요?'
난 내가 카톡을 잘못 읽은 줄 알았다. 모스크바는 우리나라 근처에 있는 곳이 아니다.)





우리에게 레베카는 귀인이였다. 정말.
사실 맨 먼저 레베카에게서 연락이 왔을 때 놀랍기도 했지만 고마움이 너무나 컸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행을 가면 누군가를 위해 시간을 빼는 게 쉽지 않다고 생각되는데, 레베카는 먼저 연락을 해주었고 정말 우리를 기다려줬었다.
본인도 모스크바에 여행을 왔지만 우리를 만나면 한 끼 대접하고 싶었다고.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우리는 정말 인복이 많다.

(사진 속에 보이는 모든 음식들 하나하나 너무 맛있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자 금새 해가 떨어져 어두워졌다.
겨울의 러시아도 너무 매력있는데 축제로 인한 러시아 또한 아름다웠다.

여행에서 아무런 정보가 없는 우리에게 이쁜 곳을 보여주겠다며 레베카가 붉은광장에 있는 굼의 옆 골목으로 데려가 주었다.
조명이 열일한다.


굼 안은 천장이 유리로 되어 있고 상가들을 둘러싼 기둥이나 벽들이 건물 외벽같은 디자인을 하고 있어 내부지만 외부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한국에도 이런 곳이 몇 곳 있고 호주에서도 이런 백화점을 봤었지만 볼 때마다 좋은 느낌이다.


굼 안에선 MAX&CO라고 적힌(정확하지 않다) 아이스크림 집이 몇개 있는데 굼에서만 판다고 한다. 1000원정도의 가격인데 진하고 맛있었다.

(러시아 사람들은 러시아 아이스크림에 대한 자부심이 조금 있는 것 같다.)




야경이 예뻐 걷다 보니 붉은 광장을 지나 모스크바 강이 있는 다리를 지났다.
UK과 나는 물을 좋아하는데 물과 조명은 너무 잘 어울린다.



우리의 호스트 미카엘의 집에는 고양이 한 마리가 살고 있다.
UK이 요리를 시작하면 항상 이 의자에 앉아 구경을 한다.


난 이 아침이 너무나 마음에 드는데 말이다.


축제 기간 내내 중심지는 사방이 다 펜스들로 막혀있었다.
아마도 테러의 위험때문인 것 같다.
사거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횡단을 할 수 있는데 어느 구역으로 들어 가기 전엔 꼭 많은 경찰들과 센서게이트를 거쳐가야했다.


이 날은 그 전 날 보지 못한 붉은 광장의 낮의 모습을 보기 위해 다녔는데, 많은 행사로 인해 설치물들이 너무 많아 차라리 저녁이 훨씬 이쁘게 찍히겠다 싶어 사진보단 눈에 담는 걸로 만족해야 했다. (조형물들 보다 가까이 가 사진을 찍으면 건물들이 다 커서 카메라에 담기지 않는다.)


붉은광장을 나와 전면의 마네쥐광장으로 들어오면 좌측 크레믈 성벽을 따라 몇 걸음 떨어지지 않은 곳에 '꺼지지 않는 불'이 있다. 무명용사의 비라고 하는데, 철모와 깃발 앞엔 꺼지지 않는 불과 양 옆을 지키고 있는 군사 둘을 볼 수 있다. 



어제 레베카가 알려준 골목을 다시 갔다.
필터를 사용하니 또 다른 느낌이다. 필터 없이도 예쁘지만 따뜻해보여서 좋아하는 사진이다.


이 날은 저녁에 본격적으로 야경을 찍으러 다녀볼까 했었다.
하지만 역시 계획을 짜면 변경되기 일수.
우연찮게 각 신 아르바트 거리의 서점에서 레베카를 만났고, 호스트 미카엘이 같이 놀기를 청했다.


미카엘의 소개로 간 현지 식당. 확실히 현지 사람들이 많았고 가격이 엄청 저렴해서 좋았다.
사진 속 왼쪽에 있는 사람이 미카엘이다.


한국에도 있는가? 내가 본 적이 없어 신기해 찍었다.
아니, 갖고 싶어서 찍었다.
S라고 적힌 건 솔트, P라고 적힌 건 페퍼. 좋은 생각이다.


소세지와 매쉬감자. 언제 먹어도 오케이.
러시아 사람들은 토마토와 오이를 굉장히 좋아한다고 한다. 그리고 감자도.
(절인 토마토, 절인 오이, 토마토+오이 샐러드, 여러 감자요리들을 볼 수 있다.)



식사를 마치고 미카엘이 우리를 데리고 오락실뮤지엄으로 갔다.
입장료가 굉장히 비싸다. 오락에 소질없는 레베카, 일찍 나와 걸어 피곤한 나, 그리고 UK.
셋은 걱정을 했지만.


너무 신나게 놀아 할 말이 없다.

많은 80, 90년대 아케이드 게임 기계들과 테이블 게임들은 지친 우리도 되살아 나게 해주었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30대. 얼마 가지 않아 또 지쳐버렸고, 입장료를 내고 받은 코인이 너무 많이 남아 후회했다. 입장권 하나만 끊어 셋이 나눠쓸 껄.

(1인 입장권을 끊으면 450루블을 내야하는데 코인 15개를 준다. 게임 하나당 코인 1개가 필요하고, 테이블 게임은 두 사람이 같이 하지만 코인 1개만 있으면 된다. 하지만 많은 가족들이 아이만 입장권을 끊고 어른들은 따라다니기만 한다. 그걸 보고 굳이 1인 1입장권을 끊을 필요가 없다는 걸 알았다.)


밖의 추운 러시아 날씨에 다시 피곤이 다 날라갔다.



밤이 늦었으니 다음 코스.
미카엘 투어는 끝나지 않았다.
특색있는 펍으로 이동을 했는데 사진찍을 생각을 못했다.
코스프레하는 사람들도 좋아하는 곳이라는데 테이블이 있는 공간마다 타이틀이 정해져 있었다. 스타워즈, 흡혈귀, 좀비 등 다양한 공간이 있었고 많은 보드게임들이 있다.
많은 테이블들이 후카라 불리는 물담배를 하고 있었는데 병들도 조금 무섭게 생겼었다.


 


이 날은 오전에 모스크바 메트로 역 관광을 하기로 했다.
왜냐하면 그 전날을 마지막으로 3일 무재한 메트로 이용권을 다 사용했기 때문이다.
메트로 1회권으로 뽕을 뽑아야지 하는 심보로 시작했지만, 모스크바에서는 꼭 추천하고 싶은 코스였다.



예쁜 역들도 많았지만 또 다시 말해 우리가 간 날은 모스크바의 새해축제기간 중.
차량들도 축제 중이었다.


첫번째 소개할 역은 Novoslobodskaya(ring line)역이다.
예쁜 색의 문양들이 특징이다.



  



그 다음은 Komsommolskaya(ring line).
황금색의 천장이 특징이다.





다음. Kievskaya(ring line / line #3 - dark blue line).
조명이 맘에 드는 역이였다.



여기가 ring line.



여기는 line #3 - dark blue line.

다음. Ploschad' Revolyutsii (line #3 - dark blue line).
여기는 기둥 옆에 있는 조각상들이 있는데 사람조각상 옆에 있는 동물이나 물건들이 유독 눈에 띈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이 지나 가다 그 동물이나 물건들을 한 번 쓰다듬고 가는데 이는 좋은 일을 가져다 준다는 의미를 가졌다고 한다. (강아지의 코와 발, 닭, 깃발 등 손길이 많이 간 곳은 닳아 황금색을 띈다.)




이렇게 손길이 많이 간 곳은 멀리서 봐도 밝은 황금색을 띄고 있다.



우리도 한 번 만져본다.





환승하는 다른 라인들도 이쁘기는 마찬가지.

다음은  Kropotkinskaya(line #1 - red line).
심플한게 매력.



마지막으로 Arbatskaya(line #3 - dark blue line).
깔끔하고 여성스러운 장식이 특징이다.



Mayakovskaya (line #2 - dark green line), Krasnye Vorota(line #1 - red line) 등 많은 역이 예뻐 모스크바를 여행 중이라면 여행해 보길 추천하고 싶다.

+ 우리는 총 3시간을 소비했다. 사진찍으랴 감탄하랴.



또, 환승을 하다보면 이렇게 긴 에스컬레이터를 탈 기회가 생긴다.
앞 전에 러시아의 메트로 열차 속도와 가차없이 닫히는 문을 언급했었는데, 에스컬레이터 역시 대단했다. 어찌나 빠른지 이 에스컬레이터를 타기 위해 발을 몇 번이고 옮겼었다.


3시간 가량의 메트로 관광을 마치고 고픈 배를 잡고 '무무'라는 뷔페(?)같은 식당을 찾아갔다. 그 전에 뭣도 모르고 찍은 소의 주인이 이 '무무'라는 체인점을 알고 난 뒤, 이용해보러 갔는데 사람이 많아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

줄을 따라 가다보면 접시와 음식들이 나오는데 원하는 음식들을 골라 쟁반에 담으면 마지막에 카운터가 나온다. 음식을 계산하고 빈 자리로 가 먹고 나오면 된다. (접시는 직원이 치워주므로 자리에 두고 나오면 된다.)



우리는 각각 이렇게 음식을 골라 담았다. 여행 중 누군가 '싸고 맛있었다'고 하였던 것 같았는데, 사실 우리에겐 싼 가격의 식당은 아니었다. 생각보다 값이 많이 나갔고 소고기류는 추천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너무 익혀져 있어 다소 질기다. 칼로 썰어도 잘 썰리지 않는다.


계산을 할 때 '무무'라는 가게 이름과 마스코트가 그려져 있는 캬라멜을 주는데, 달고나 맛이 진하게 나는 캬라멜이다. 구매한 금액대에 맞춰주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많은 음식들 덕에 둘이 세개나 받아 나왔다.




배가 부르니 좀 걷자.
구 아르바트 거리에서 레드광장으로,



굼을 지나다


굼 앞에 있는 트리에서 사진도 찍고



축제로 인해 만들어진 작은 놀이공원에서 사람들과 새해 춤도 추고


테트리스 성에서도 춤을 추고


골목을 지나


전에 봤던 다리에서 또 야경을 즐기고


볼쇼이 극장 옆의 썸백화점까지.

모스크바의 마지막 밤을 알차게 즐기고 집으로 갔다.
모스크바에서의 하루가 더 남아있지만, 저녁에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가는 기차를 타야해서 중심가의 야경을 볼 수 있는 기회는 이 날이 마지막이었다.
찍은 사진을 또 찍고 또 찍어도 예쁜 곳은 아쉽기만 하다.


모스크바의 마지막 날은 하루 종일 집에 있었다. 이때까지 포근하던 모스크바에 눈이 내리고 많이 추워졌기때문이다. 우리에게도 휴식이 필요하니까.


사실 집에 있는 동안 UK은 제대로 쉬었는 지 모르겠다.
삼시세끼를 그가 준비해줬다.
이 스파게티, 또 먹고 싶다.



하루종일 집에서 뒹굴거리며 쉬다(아마 나만)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야간열차를 타러 이동을 하는데 기차로 이동을 했다. 다행히 이 기차역은 집에서 멀지 않았다.


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는 동안 17살의 남학생을 만났다. 우리는 카우치서핑을 이용하기 때문에 관광지에서 가깝다기 보다는 현지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거주지에서 지낼 기회가 많다. 그래서 그런지 그는 우리를 신기하게 쳐다봤다.

그러다 엄청(엄청이 맞다.) 수줍게 말을 걸어왔다. 이 학생은 일본 만화를 좋아하는 학생인데 사실 처음엔 우리가 일본사람인 줄 알고 말을 걸었던 것 같다.
영어실력이 좋진 않았지만(내가 이런말 하려니 웃음밖에 안 나온다.) 그는 최선을 다해 우리와의 대화를 시도했고, 인스타그램 친구까지 하게 되었다.

오랜 대화는 아니었지만 학생으로 인해 모스크바의 마지막은 더 예쁘게 기억될 것 같았다.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엄마+아빠 미소를 장착하고 있었고, 뭐라도 주고 싶은 마음에 러시아 사람에게 러시아 프렌차이즈 식당에서 받은 '무무'캬라멜을 줬다.)



모스크바 안녕.
이제 우린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간다.



댓글 2개:

  1. 러시아여정이 다 끝나가는군요ㅠㅠ

    답글삭제
  2. 와우 사진 멋져요 저는 17년 10월 추석에 다녀왔어요. 며칠 일정이었어요?? 저는 더 무무식당 카라멜 맛있어 두봉투나 사왔어요. 겨울도 넘 예뻐요. 다시기도 싶네요.

    답글삭제

Follow Us @orother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