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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30일 화요일

[Travel-post] 3박 4일간의 독일 - 베를린 (D+59, 2018.2.14.)




짜라~ 어쩌다 보니 독일 베를린에 도착을 했다.


-------- 1일차 --------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영국 런던행을 타고 갔다가 입국거부를 당하고 오슬로 공항에서 늦은 저녁까지 검색해 여기서 가장 저렴한 비행기표를 찾았는데 그 곳이 독일 베를린 행이었고 겨울의 추운 공항 노숙이 3일째라 독일에 대해 알아볼 생각도 못하고 우선 가기로 정했다. UK이 티켓 구매 후 숙소를 예약하고 그 사이 나는 폭풍 관광지 검색을 했다.


탑승시간에 맞춰 비행기를 타고 독일 입국심사대를 무사히 통과하니 마음이 그렇게 편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남쪽으로 내려왔다해도 춥긴 매 한가지. 
얼른 숙소로 돌아가고 싶었다. 

독일에서는 지하철을 타기 전에 항상 티켓에 전자도장(? 뭐라 불러야 할 지 모르겠다.)을 찍어야 하는데 안 찍으면 벌금을 물어야 할 수도 있단다.




이번 이동은 참 멀고도 험하다. 

전봇대에 전단지를 얼마나 많이 붙여뒀었던지, 이렇게 보니 전봇대가 얇아 보인다.

숙소 바로 앞 거리 모습이다.

급히 잡은 숙소는 도미토리였는데 영국 런던의 카우치서핑을 날리고 난 후라 가장 저렴한 숙소를 잡았었다. 노숙을 너무 오래한 탓에 피곤하기도 했지만 우선은 숙소에 짐을 내려놓고 밥을 먹기 위해 나왔다.



밥먹으로 나오길 잘 했단 생각이 들었다. 이 집의 되너 케밥은 정말 맛있었는데 노르웨이에 있다 온 우리는 이렇게 저렴한 길거리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에 너무 감사했고 집 근처에 있는 이 케밥집에 자주 올꺼라며 약속을 하고 나왔다.

그리 늦은 시간은 아니었지만 장기 공항 노숙에 입국거부에 아무 계획 없던 곳에 왔던 지라 몸도 마음도 너덜해져 우선은 집으로 향했다. 내일부터의 일정도 짜야했고 독일에 대한 정보도 읽어볼 겸 왔는데 숙소에 와이파이가 잘 안 잡혔고 같은 방을 쓰는 도미토리 친구들도 조용하고 피곤해 보여 우선은 공항에서 찾아놓은 관광지를 바탕으로 내일 일정만 대강 짜고 자려 누웠다.

와이파이는 잘 안 터졌지만 이 숙소 샤워시설도 잘 되어 있고 같은 방을 쓰는 사람들에게서도 좋은 느낌이 나는 것이 런던은 잊고 즐겨야겠다. 오랜만에 누워보는 침대 메트리스가 이렇게 소중한 것인지 이제야 새삼깨닫는다. 너무 편하다.

-------- 2일차 --------


너무 오랜만에 누운 침대에서 꿀잠을 잤다. 어제 7시 전에 잠에 든 덕에 푹 잤는데도 이른 시간이었고 자는 동안에 못 들었던 내 아래 침대의 여성분의 코고는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다. 내가 이렇게 잘 자는 구나 싶었다. (원래는 조금 예민한 편인데 자는 동안 이 대단한 소리를 들은 적이 없다.) 그리고 자는 동안에 왔었던지 새로운 사람이 들어와있었다. 영국사람이라는데 괜히 찝찝했다. (유투브 '영국남자'도 좋아하고 사람에 대한 편견이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이 당시 입국거부를 받은지 몇 시간 지나지 않은 상태라 정말이지 괜~히 찝찝했다.) 


이 숙소에는 주방이 없어서 매 끼를 밖에서 사서 먹어야 했는데 우선 일어난 대로 밖으로 나가 아침에 마트에서 빵을 사먹고 베를린 장벽을 보러 이동을 했다. (빵 역시 굉장히 저렴해서 새삼 독일의 저렴한 물가를 느낄 수 있었다.)




베를린 장벽을 보러 가는 길에 있는 공원에 들려 멋진 벽화들 앞에서 사진도 한 컷.
추워서인지 길에 사람이 없다.








베를린 장벽이 있었던(물론 지금도 일부는 그대로 두었다.) 역사적인 장소에는 여러 디자인과 방법으로 장소를 기리고 있었는데 이런 모습이 굉장히 멋져 보였다. 베를린 장벽은 동독과 서독사이의 냉전의 상징이자 독일의 분단을 상징하는 것으로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의 38선과도 같은 장소처럼 보였다. 언젠가는 우리나라도 통일이 되어 현재가 아닌 역사적인 장소로 머물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한 켠에는 공동묘지가 있다.


베를린 장벽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다음으로는 브란덴부르크 문으로 향했다.




기념문 앞의 길고 넓게 이어진 광장은 우리나라의 광화문 광장의 모습과 비슷했고 다른 점이 있다면 가운데에 상점들이 눈에 띄였다.


브란덴부르크 문에서 조금 걸어가면 추모비를 볼 수 있는데 추모비의 의미와는 달리 많은 사람들이 와 편히 앉아 대화도 하고 아이들은 신이나 위에 올라가 뛰고 숨박꼭질도 한다. 물론 추모비에서 심하게(?) 노는 아이들은 관리자분들에게 제지를 당하는데 나는 그 모습도 보기 좋았다.

지하에 관리자분들이 들어가시는 길이 있었는데 무섭기도 해 위해서 사진만 한 컷 찍어봤다.


외부에서 그냥 봤을 때는 잘 몰랐는데 안으로 들어가보니 지면이 울퉁불퉁 경사가 있었고 그로 인해 추모비들의 높이가 높아지기도 낮아지기도 했던 멋진 곳이었다.

 

 



너무 멋진 곳이라 사진을 엄청 찍어댔다.


일찍 나와서인지 여유롭게 구경을 하고 다녔는데도 불구하고 오늘 계획했던 관광지를 다 돌아다녀버렸고 집으로 가는 길에 뭘 더 할까 고민을 하며 지하철 역으로 갔다.


마침 우리가 간 지하철역은 굉장히 커 유로패스를 판매하는 곳도 있어 들어가봤었는데 얼마나 비싸던지, 러시아와 핀란드에서 했듯 독일에서도 히치하이킹을 하자는 생각에 그냥 나와버렸다. (물론 러시아에서는 횡단열차 덕에 히치하이킹을 많이 하진 않았지만)



괜히 지하철 역이 예뻐 보여 또 한 컷.
모델이 좋으니 자꾸 찍어주고 싶다.



집으로 가는 길에 어제 봐뒀던  가게에서 커리 부어스트를 사먹었는데 엄청 맛있었다. 여행다니면서 그 나라의 음식을 먹어보는 재미도 굉장히 큰 것 같다. 


음식이 배에 들어가고 나니 기운이 났고 시간도 많이 남은지라 더 돌아다닐까 하다 집에서 걸어 갈 수 있는 거리에 있던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에 갔다. 





집으로 가기 전 가볍게 산책 겸 가자고 생각했던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는 엄청난 규모였다.

 

 

그래도 알록달록 멋진 벽화들과 슈프레 강이 배경으로 있으니 어마어마한 규모는 잊은 채 사진 놀이를 했다.



바닥까지 섬세하게 신경써뒀다.


볼거리도 많고 해가 질 때가 되어 예블 슈프레 강의 모습을 상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빗방울이 떨어져 급히 집으로 발을 돌려야 했다.


그렇게 시작된 빗방울은 내린지 채 5분이 되지 않아 굵은 눈으로 변했고 이내 쌓여버렸다.


아침 일찍 일어나 여유로웠던 하루 일과와 오히려 많이 알아보지 못하고 간 덕에(?) 느낄 수 있었던 감동들, 그리고 여행중이라 그런지 눈이 마냥 좋았던 우리는 장을 보고 들어와 숙소 홀에서 저녁을 먹는데 이마저 좋다.

-------- 3일차 --------

 



아침은 집 앞 맛있는 케밥집에서 먹고 텔레비전 탑을 보러 나갔다. 어제 내렸던 눈이 쌓여 바닥이 하얗게 변해 있었는데 다행이 기온은 그리 낮지 않았다. 오히려 쌓인 눈이 따뜻해 보였다.  


탑 앞 광장에서 관광객들을 구경하며 걷다 베를린 궁을 보고는 이끌리 듯 궁 앞으로 갔다.




너무 예쁜 베를린 궁의 모습에 빠져 한참 외관 구경을 하다 내부로 들어 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갑자기 들어가보기로 정해 티켓을 사 들어갔다.



티켓이 너무 예뻐서 또 한 장.







내부는 굉장히 화려했고



전시되어 있던 베를린 궁 계획안 들을 보면서 이 시대 건축사들은 정말 예술을 하는 사람이구나 싶은 생각이 격하게 와 닿았다.


베를린 궁에서는 옥상에서 베를린의 전경을 한 바퀴 돌며 볼 수 있었는데 들어와보길 잘했다 생각했다. 누군가 베를린에 온다면 베를린 궁 입장은 꼭 해봤으면 좋겠다.







높은 곳에서 저 멀리까지 바라볼 때는 시원하고 확트인 느낌에 기분이 너무 좋다.

 

베를린 궁은 굉장히 커 관광하는데 시간이 꽤나 걸리는데(더군다나 우리는 관람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느린 여행객이라 오래 걸렸다.) 일방통행으로 관광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서 순차적으로 찬찬히 볼 수 있었다.


나는 집중조명이 좋다.





베를린 궁 주변으로의 경치도 굉장히 좋았는데


궁 뒤편에는 금방이라도 강에 닿을 것 같은 모습을 가지고 있어 혹시나 비가 많이 오거나 했을 때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 UK과 한참 토론을 했다.

 

드디어 만난 세계의 시간들, 하지만 도무지 이 시계를 어떻게 읽어 내는 지 알아내지 못했다.


세계시계 구경을 마치고 바로 앞에 있던 DM에서 쇼핑을 했는데 필요했던 생필품들과 어제 급히 찾아본 '독일에서 사야할(?) 쇼핑 리스트'들 중 사고 싶은 것을 샀다. (독일에는 발포비타민이 정말 저렴했는데 한 통에 1000원도 안되는 금액에 종류가 6가지나 됐고 다들 좋다던 치약과 국화꿀차도 인기가 좋다.)


신나는 쇼핑을 마치고 커피먹고 쉬었다가 다시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로 갔다. 

나도 이 포즈를 수 없이 도전했는데 다 망해버렸다.

 


어제도 구경을 했지만 반 밖에 구경을 못 했던 지라 멋진 벽화 앞에서는 즐거움이 또 새로웠다. (정말 UK을 찍을 때 멋진 사진이 나오면 기분이 너무 좋다.)


해가 질때쯤 부터는 슈프레 강이 보이는 계단에 앉아 노을을 구경하기로 했는데 서로를 찍어주는 연인들이 너무 많아 괜히 우리도 달달한 분위기였다.



남들 다 찍는 뽀뽀 사진도 찍었다.



노을은 항상 좋지만 강가에서 보는 노을은 또 더 말캉하다.

집으로 가는 길에 보인 멋진 UK의 뒷 모습.


내일 이면 이 케밥집도 마지막이다. 아저씨께 마지막으로 인사를 드리고 나왔다. 우리 말고도 이 집을 거쳐가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괜히 우리만의 인사를 나눠본다.

독일에 들어올 때도 그랬지만 우리의 목적지가 원하는데로 되지 않더라도 매 순간 즐길 수만 있다면 그걸로 된 것 같다. 내일은 독일에서의 첫 히치하이킹을 도전해보려한다.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벌써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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